김윤길세상보기

<체험-8>북한에서 생활( 최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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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체험담
등록일2016-03-21 14:42:08
작성자게시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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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8>북한에서  생활( 최종회)

<<이 글은 제가 2000년 5월 30일~6월 19일까지 20일 동안 북한에서 경수로 건설 사업중 비파괴검사 업무를 수행하면서 체험한 것을 회상하면서 적은 글입니다.>>



북한에서의 생활이라 하지만 지리적으로 북한에 와 있다는 것 외에는 남한에서의 생활과 다를 게 별로 없었다.

북한 지역이라지만 우리 구역 안에 우리나라 기술자들이 모여 살고, 음식과 생활 그리고 하루 근무가 끝나고 퇴근하여 숙소로 돌아와 생활하는 것은 더욱더 그러했다. 숙소에 오면 샤워하고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TV시청을 하는데, 위성안테나를 통해 남한에서의 모든 채널과 북한 평양 방송을 추가로 볼 수가 있었다. 그래서 남한에서의 뉴스를 동시에 시청할 수 있어서 남한에서의 일들을 같이 알 수 있었다.

역사적인 감동의 순간, 대통령의 평양 방문, 이 뉴스를 접하며 북한에 있는 나로서는 정말 감회가 깊었다. 나뿐만이 아니라 대다수의 우리 국민들은 같은 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여러 가지 문제를 삼고 색깔을 좋아하는 일부 언론과 정치적 필요에 따라 엇갈리게 폄하하는 세력도 적지 않은 현실에 민족의 문제를 꼭 그렇게 까지 트집잡고 찬물을 끼얹어야 하는 그런 세력들에게 불만스러운 내 생각이 기쁨 뒤에 무겁게 자리하고 있었다.

물론 다른 시각을 가지고 말하는 그 세력들의 말도 일리가 있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그런 주장들이 진정으로 민족과 국민을 염려해서 하는 그런 주장이라기 보다는 자기네들의 입지 약화에 따른 의도된 술책이라는 생각에 나는 동조하기가 싢었을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대다수의 우리 국민들은 그러한 술책에 넘어갈 정도로 눈과 귀가 막혀 있지 않음에 더욱 그들이 초라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초등학교에서부터 지금까지 북한에 대한 교육과 정보를 받아 온 것이 현실과는 동떨어진 면도 없지 않았다는 사실이 북한 현지에 와서 직접보고, 듣고, 체험함으로서 인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사실들은 별 의미가 없는 것 같다. 남한에서 북한에 대한 교육 등이 남한 실정에서의 제한적이고 왜곡되는 것과 같이, 북한 또한 북한 주민에게 남한의 실정을 사실을 왜곡하여 교육 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렇게 본다면 훨씬 남한에서 교육이 더 사실에 가깝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처음에 북한 관련 체험 글을 쓸 때는 그냥 간단하게 비파괴검사 수행에 대한 글만을 쓰려고 했던 것이 이렇게 8편의 글까지 쓰게 되어 주제에서 벗어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나는 최대한 나의 느낌을 가감 없이 쓰려고 했으며, 평소에 내가 생각하고 있던 것과 현실을 연결지어 쓰려고 노력했다. 그렇지만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과 정치적인 성향과 언론관까지 결부되어 자칫 순수한 체험 글이 되지 못했음을 인정하고 싶다.

이것은 나의 체험 글에 올려진 독자들의 질책과 격려의 다양한 의견 글을 읽어보고 더욱더 그러했던 것 같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나는 나의 의견과 생각을 말했을 뿐이며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을 뿐인데, 일부 독자들이 선입견에서 오는 의견 글을 올린 것을 볼 때면 조금은 마음이 착잡함을 감출 수가 없다.

시골에서 평범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더 풍요한 삶을 위해 일찍 도시의 산업 전선에 뛰어들었으며, 달세 방에서 시작하여 하나의 가정을 꾸려 살아 나가기가 쉽지 않음에, 어느 직장인과도 별반 다를 게 없는 생활을 해 왔으며, 지금도 그렇게 겨우 밥벌어 먹을 정도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므로 한 가정을 먹여 살리는 가장이며, 평범한 30대의 직장일 뿐이다.

나는 경수로 건설과 관련하여 북한에 비파괴검사를 수행하러 왔지만 그 일보다는 가보지도 못하고 체험하기도 힘든 북한에 들어와 일부분이지만 북한의 실정을 있는 그대로 체험할 수 있음에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그러므로 "북한에서의 비파괴검사 생활" 이란 제목으로 글을 올려 왔지만 비파괴검사를 수행하는 일보다는 처음 가본 곳에 대한 느낌과 생각들을 더 나열하였던 것 같다.

그래도 북한에서의 비파괴검사 생활이니 그 일도 마무리지어야 할 것 같다. 내가 이곳에 들어올 때는 1개월을 잡고 왔는데 생각보다 일이 빨리 진행되어 20여일 만에 마무리하게 되었다. 일 또한 많지 않은 량이라서 실제 비파괴검사를 수행하는 일은 그 20여일 중에서도 며칠 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비파괴검사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발생된 문제에 대해서는 이곳에서 누구에게도 자문과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처지라, 만약에 문제가 발생된다면 나 혼자서 처리해야 한다는 중압감에 항상 긴장을 풀지 못하는 처지에서 일을 하였다.

자가 발전소에 쓰일 유류저장탱크와 파이프라인의 비파괴검사를 큰 문제없이 혼자서 마무리하게 되어 다행이라 여겨지며, 옆에서 많은 도움을 주었던 시공업체 소장님과 여러 직원 분들 그리고 뒤에서 어려운 문제들을 풀어 주셨던 합동시공단의 담당자와 한국전력 품질보증팀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리고 지금까지 부족한 제글을 읽어 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를 드리며, 항상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한다.

이것으로 북한에서의 비파괴검사 생활이란 글을 마무리지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