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길세상보기

나는 로또 열광의 대열에 참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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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인생관
등록일2016-03-21 14:34:05
작성자게시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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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로또 열광의 대열에 참여하지 않았다





1등 당첨금 800여억원 어쩌면 내가 당첨될 수도 있을지도 몰라!

내가 지금 현재 희망을 걸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로또 복권밖에 없어!

1등에 당첨만 된다면 지금의 모든 것을 한방에 해결하고 부자가 되는 거야!

그러나 당첨될 확률은 814만5060분의 1 (약 0.00001%)에 나 자신의 모든 희망을 맡겨둬야 한다는 것에 내 인생이 더욱 불쌍해진다는 생각이 든다.

일확천금의 꿈, 우리나라 1300만여 명이 참여했었다는 그 로또의 열풍에 결국 나는 참여하지 않았다.

1등 당첨을 꿈꾸는 대박이나, 인생역전을 목표로 하진 않더라도 조금은 부푼 가슴으로 일주일의 짧은 기대감으로 부담 없이 1만원 정도는 로또의 숫자에 투자를 했을 법도 한데 말이다.

나는 지금의 내가 살아가고 있는 내 모습이, 크게 돈 걱정 안하고, 근심걱정 없이, 그저 남들 사는 것만큼, 별 어려움 없이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지 않다,

더 솔직하게 말해서 그 반대의 모습에 속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다니는 딸 둘과, 아내와 함께 가정을 이루고 살지만, 애들 학원비며, 생활비에 먹고살기에도 빠듯한 샐러리맨이며, 몇 년 전 IMF때 사업하다 실패해서 남는 것은 빛밖에 없는 처지다.

어떻게 보면 평범한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 더 돈이 필요하고 더 급박한 상황인지도 모른다.

이런 생활에서는 앞날의 희망이나 행복은 찿아볼수 없을 것이라고 주위 사람들은 말하곤 했었다. 그러나 일확천금의 꿈을 꾸고, 로또복권에 자신의 희망을 걸어버린 사람은 힘들어 살고있는 내가 아니라, 행복해 보이고, 살아가는데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이던 주위의 사람들이 더 열성적으로 로또열풍을 일으키며 대박의 꿈을 쫓고 있었다.

요즘 모든 신문이나 방송에서 로또복권을 사라고 부추기는 듯 요란하게 떠드는 바람에 나도 로또복권의 유혹에 흔들린 적이 있다.

어느 날인가는 집사람이 우리도 남들처럼 로또복권을 사보자는 얘기를 웃으면서 나에게 했었다. 딱 1만원 정도는 흥미 삼아 해보자는 것이었다. 나도 웃으면서 그럼 한번 사보라고 권했다. 그러나 우리 부부는 복권 자체가 우리에게는 당첨될 일이 없다는 신념(?)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웃음으로, 농담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그냥 사서 숫자 맞추는 게임으로 여기자는 의도였다.

그렇지만 우리부부는 로또복권을 사지 않았다. 그 대신 1만원을 가지고 과일과 과자를 사서 TV로 중계되는 로또복권 추첨도 부담 없이 보고, 애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다. 어쩌면 복권에 1등 당첨된 사람보다 더 지금의 우리 가족이 행복한 시간을 보냈을 것 같기도 하다.

어떤 조사에 의하면 복권에 1등 당첨된 대부분의 사람들이 10~20년 후에 폐인이 되었거나, 복권을 사기전보다 더 불행하게 살고 있다는 조사가 있었다. 결국 대박이란 작은 행복으로부터 삶과 생각이 역전되어 불행으로 가는 지름길인지도 모른다.

대박으로 얻는 것은 일확천금의 황금만능주의에 기초를 둔 그릇된 가치관 하나를 얻었을 뿐..

그 하나를 얻은 대가로서 잃어버리는 것은, 작은 생활의 삶 속에서 얻을 수 있는 진정한 행복과, 아기자기하게 살아가는 가족과, 친구와 주위 사람들과, 이룰 수 있는 목표를 노력해서 성취하고 느끼는 그 희열과,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하는 그 고뇌까지도 모두 잃어버리는 것이다.

돈만을 얻을 것인지, 아니면 소중한 것을 잃을 것인지는 쉽게 선택하고 십진 않지만, 어차피 두 가지 다를 얻을 수 없다면, 분명 더 값지고 소중한 것에 투자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도 소시민이 대박을 터트릴 수 있는 인생역전의 희망이 있고, 기회도 있는 복권이 꼭 부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을 것 같다. 가볍게 행운을 바라는 마음으로, 일주일을 기분 좋게 기다리고 당첨의 꿈을 꾸고산다면 복권처럼 우리들에게 즐거움과 부푼 희망을 줄 수 있는 게 복권 만한 게 또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우리들은 복권에 삶의 모든 희망까지 걸어버리진 말고, 그냥 행운의 도구로만 이용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