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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나를 슬프게 하는가?
36년이란 세월에 이끌려 오면서 삶이 왜 슬퍼질까..
그리고 보면 열심히 노력을 한 것은 아니다.
최선을 다한 것도 아니다.
다만 끝까지 미련을 버리지 않았을 뿐이다.
그리고 굳이 좀 더 말하자면 게으르지는 않았었다.
남들이 따라오지 못할 만큼의
영웅적인 노력을 한 것도 아니고,
남들이 다들 쉬고 있을 때,
휴가시간이나 잠자는 시간을
아껴가면서 일한 것도 아니다.
단지 항상 자신을 채찍질하며,
좀더 열심히 해보려고 부단히 노력을 해오긴 했다.
이것이 내가 스스로를 위해 할 수 있는 변명의 전부이다.
나도 나름대로 노력을 했다.
결코 게을렀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단지 나보다 더 지독했던 사람들은 항상 있었다.
그 차이 때문일까.
나는 요즘 조금 우울하다.
그러나 그 이유는 결코 물질적인 것이 아니다.
사실 나는 그런 것에 관해선 지금은 큰 욕심이 없다.
미련을 버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도 한때는 그 성공이라는 것의 언저리까지는
가보았던 적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마음에서 지우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사람은 원래 가져보지 못한 것에 애착이 남기 때문이다.
한때 내 분야에선 성공의 언저리까지 꽤 접근을 했었고,
또 약간의 명성도 얻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이제 그런 것으로 마음을 태우지는 않는다.
단지 나는 한번씩 아이들과 가족에게 미안할 뿐이다.
내가 진정으로 내 인생에서 아쉬워하는 것은 따로 있다.
그러나 내가 언제까지 노력만 하고 있을지는
자신이 없다.
기다려 주지 않는 시간을 부여 잡고
못해먹겠다고 팽게 칠수도 없는 노릇이
내가 지금 슬퍼하는 이유 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