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길세상보기

포항 내연산 산행후기

조회 : 1,837

카테고리여행기
등록일2016-03-21 09:45:30
작성자게시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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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년 6월 24일 일요일

산행지 : 포항 내연산

날씨 : 비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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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비가 좀 많이 와서 내연산 계곡물이 많이 불었다

등산 중에도 비는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

비오는 날이면 산 기슭에서 부터 운무가 가득해서

더욱 운치가 있어 좋다

오늘도 그저 앞만 보고 올랐다

평소에 사무실에만 앉아 있어서 그런지 가끔 등산을 하면 처음 2km정도를 걸으면

발목이 무척이나 빡빡하게 돌아가

금세 걷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온다

갑자기 걸어서 적응이 안될 때 일어나는 현상으로

요즘은 산행시 마다 꼭 초반부에 힘들다.

그래도 걷는 다

고통을 참는다

그래서 나는 등산을 한다

어쩌면 이런 고통은 삶에서 수시로 나타나는 것이라 생각하고 인내를 배워본다

산에서가 아니라 살아가면서 약간씩 힘들어 할 때 느끼는 그러한 것과 같다

이 작은 고통을 감내할 내력을 키우기 위해

그리고 처음 산에 오를때 적응이 안되어 힘들어 할 때 포기 하고픈 마음을

인내로 버티어 이겨나가는 과정들을 배우기 위해서 이다.

 

그리고 기말시험 준비를 위해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경영학 강의 mp3를 귀속의 이어폰에서는 소음처럼 지저귄다

지친 발걸음에 이어폰을 빼고 계곡에 흐르는 물소리에 취해 보고도 싶었지만

그것 마저도 귀찮아 그냥 듣고 간다

 

한참을 오르다 보니 발목의 뻐근함은 사라지고

가볍게 산을 오를 수 잇도록 어느사이 적응이 되었다

 

오늘 산행은......

조금 낮은 산이었기에 정상에서의 밋밋함에

다소 허전 하였지만

정작 아쉬운 것은 비온 후 물줄기가 힘차게 내리치는 내연폭포 등

계곡의 아름다운 경치를 맛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언제나 나는 선두에서 산행을 하기 때문에

그냥 앞만 보고 그리고 바로 앞사람의 발자국만 이정표삼아 걷는다

하산길에도 앞사람의 뒷모습만 보고 그냥 걸었다

중간에 계곡을 따라 족탕도 즐기고 폭포의 경치도 즐기면서 간다는 말은 들었지만

그 산세의 지리를 잘 알지 못하여 그저 앞 사람만 보고 걸었다.

 

그런데 아뿔사!!!

바로 하산길에 주차장까지 내려와 버리지 않았는 가?

내가 앞을 보고 이정표 삼아 따라 왓던 님도 나와같이 앞사람만 보고 왔는 데

그만 우리 두사람만 낙동강 오리알이 되어버린 샘이었다.

다시 올라 갈 수도 없고 하는 수 없이 보광사 절을 구경하고

버스주차장 까지 오고나니 2시간정도는 더 빨리 내려와 버렸다

 

그 기다림의 시간이 얼마나 길던지...

그래 기다림도 훈련이야! 나는 이렇게 마음을 잡아 두었다.

하산후 그토록 기다리던 일행과 상봉하여

막걸리와 파전 등으로 갈증과 허기짐을 해소함으로 위안을 삼아본다

 

땀흘리고 마시는 먹걸리 한사발이 인삼열뿔리 보다 더한 효력을 발휘 한것 같다

그러나 여기서 마시는 막걸리는 시골의 찐한 맛이 느껴져 오지 않고

그저 왓다 스처가는 떠돌이 손님을 위해 급조해서 만든 

쓰디쓴 뒷끝에 마음 마져 씁쓸함이 느껴져 온다.

 

그래도 저 앞에 보이는 아무리 안되도 80세 정도 보이는 할머니의

손 칼국수를 만드는 손길과 정성을 다한 마음에서 포근한 정을 느껴본다.

 

운무속의 하늘을 향해 마음껏 뻗은 걸출한  아름드리 푸르른 소나무가 아련한 추억속으로 잡리 잡아 가려한다.

 


(할머니의 정성이 느껴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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