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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휴가 영화를보고> 아직 끝나지 않은 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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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칼럼
등록일2016-03-21 16:48:40
작성자게시판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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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휴가> 아직 끝나지 않은 5·18

 

  김윤길(younkk7) 기자

 

 

지금까지 5·18을 주제로 한 영화는 더러 있었다. 5·18때 광주 진압군으로 가담했다가 그 기억으로 고통을 겪는 것을 그리는 영화 <박하사탕>, 그리고 5·18때 부모를 잃고 정신 이상자가 된 한 소녀를 그린 영화 <꽃잎> 또 5·18때 민주화 운동으로 수배를 받는 운동권의 일상을 그린 영화 <오래된 정원>까지. 그러나 정작 5·18을 직설적으로 다룬 영화는 이번에 개봉한 <화려한 휴가>가 처음인 것 같다.

나는 과연 누가 5·18을 정면에서 바라보고 영화를 만들었는지 감독이 궁금하였다. 그리고 그 감독이 36살의 대구출신 김지훈 감독이라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2004년 목포 조직 깡패를 소재로 한 <목포는 항구다>를 감독하였다. 80년 5·18은 지금으로부터 27년 전 일이고, 김지훈 감독의 그때 나이는 9살 정도였으니, 직접 체험하지는 않았을 것인데 이 영화를 만들었으니 나로서는 크나큰 의구심과 염려가 되었다.

전라도 사람이 영화에서나, TV드라마, 뉴스에서 항상 그려지는 모습은, 뒷골목 깡패나 양아치 역할, 거친 전라도 사투리를 쓰면서 가파른 산동네에서 지질이도 못 사는 사람의 대명사, 파출부, 청소부, 비열한 사람역할, 똑같은 사건이 나와도 전라도 사건만 눈에 띄게 보도하는 뉴스들….

꼭 미국 영화를 보면 나쁜 역할은 흑인이나 아시아권 사람들이 단골로 맡는 것과 흡사하다. 이런 현상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총 망라하여 전라도 사람을 악역의 프레임에 가두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

그렇기에 <화려한 휴가>가 어떤 시각으로 만들어졌는지 무척 궁금하였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나서는 깊은 감동을 받았다. 물론 보는 사람의 인식과 출신지와 나이에 따라 체감하는 것은 다르겠지만, 나에게는 뭔가 모를 두근거림과 밑바닥에서 밀려오는 흥분을 겨우 다스릴 수 있었다.

이 영화를 본 후 다른 사람의 비평을 보면 전라도가 고향인 사람은 영화가 너무 현실보다 못하다, 잔인하게 죽어가는 민중들의 모습이 주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다고 하는 반면 또 다른 사람들은 5·18 주범에 대한 언급을 피해 갔다고 비판하기도 하였고, 5·18과 거리감이 있는 사람은 너무 잔혹한 장면이 많이 있다고들 비평을 쏟아 내었다.

그러나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나는 이런 영화가 만들어진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을 졸였으며 여기저기서 관객들의 눈물 훔치는 소리를 들었고 나도 눈물을 감출 수가 없었다. 흠을 잡으려면 어떤 영화인들 없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만들어진 것으로도 희망이다. 5·18을 다룬 영화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영화라고 본다.

그리고 노근리 학살은 알아도 5·18은 그저 전라도 깽깽이들의 문제라고만 치부하였던 대한민국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아야 한다. 나는 전라도가 고향이지만 경상도가 고향인 집사람과 그리고 애들과 함께 다시 이 영화를 보려고 한다.

왜 선거 때만 되면 전라도에서 몰표가 나오는지 그 답이 바로 이 영화 안에 있기 때문이다. 왜 경남합천의 '새천년생명의 숲'의 명칭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인 '일해공원'이 되어서는 안 되는지가 이 영화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많은 호남 민중들이 군부독재의 총칼에 항거하여 희생한 5·18이 정치적으로 이용 돼서는 안 된다는 답이 이 영화에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이 피와 희생으로 얻은 광주의 5·18민주화운동을 이용하여 그 지긋지긋한 지역감정을 되살려서 그리고 국민의 심판도 없이 잡탕식 대통합을 하여 정권만 재창출 하자는 것이, 총과 칼을 이용하고 공수부대를 투입해서 얻은 것과 방법만 틀릴 뿐이지 그 결과가 어떻게 다르다고 할 수 있겠는가.

이제 우리가 할 일은 5·18을 치유하고 우리나라 모든 국민이 손잡을 수 있도록 지역감정을 완화하는 일에 진심으로 합심해야 한다. 영남패권주의와 전라도의 지역주의를 이용하여 정치를 하는 사람들을 이제는 국민들이 냉엄한 심판을 내려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5·18의 정신이요 민주주의 성숙이라고 생각한다.

 

                       김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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